2009/01/21 D에게 보낸 편지 - 앙드레 고르
 

"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.
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,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.
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.
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, 그 어느 때보다도 더,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.
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.
내 몸을 꼭 안아줄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."


"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, 그 어느 때보다도 더,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.
요즘 들어 나는 당신과 또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.
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.
내 몸을 꼭 안아주는 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빈 자리입니다.

밤이 되면 가끔 텅 빈 길에서, 황량한 풍경 속에서, 관을 따라 걷고 있는 한 남자의 실루엣을 봅니다.
내가 그 남자입니다. 관 속에 누워 떠나는 것은 당신입니다.
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.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.
캐슬린 페리어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.
        세상은 텅 비었고, 나는 더 살지 않으려네.
그러다 나는 잠에서 깨어납니다. 당신의 숨소리를 살피고, 손으로 당신을 쓰다듬어봅니다.
우리는 둘 다,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.
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.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, 그때도 둘이 함께하자고. "

이 책은 사르트르가 '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' 이라고 평했던 프랑스의 지식인 앙드레 고르가 아내인 도린에게 바친 3개월에 걸쳐 쓴 아름다운 연서(戀書)다.
앙드레 고르는 아내 도린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으며 58년 동안 함께 해준 감사한 마음을 이 편지에 진심으로 써내려갔다.
항상 자신의 존재를 거부하고 부정하며 살아왔던 앙드레 고르에게 긍정의 세계로 이끌어 준 아내에 대한 감사, 불치병에 걸려있는 아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잔잔하게 그려져있다.
앙드레 고르와 아내 도린은 이 책을 쓴 1년 후, 파리 교외의 자택에서 나란히 동반 자살하였다. 그의 소망대로 불치병으로 20여년간 고통받아온 아내와 함께 생을 마감한 것이다.

60년 가까이 함께했음에도 이런 애틋한 사랑을 지닐 수 있다는 것, 몸과 마음으로 공명하는 존재로 남았다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럽고 감동적이였다.

언젠가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버스에 올라타셔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안쪽에 조심스레 앉히시고 나서야 자리에 앉으셨다. 자리에 앉으셔서 손도 꼭 잡고 계셔서 보기 흐뭇했던 적이 있다. '평생을 함께 살았음에도 저렇게 아내를 아끼는구나.. 멋지다.' 라고 생각했다.

나도 늙어 할머니가 되어도 저자처럼, 저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평생 사랑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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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/01/21 18:17 Trackback 0 Comment 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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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레나 -*ㅎㅎㅎ 안돼 =ㅁ=;
  • 천재내 방에 괭이 한마리 키울까?ㅋㅋ 다 좋은데 우리집...
  • 레나 -*분당쪽에 그랬다고 하더라 ㅎㅎ 진짜 어이없는 날씨 -ㅁ-;
  • 눈왔다메? 대단한 날씨다
  • 레나 -*글쎄 - 나도 그 의도가 궁금하긴 한데 ㅋ 손!!! 봄인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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